[글마당] 담쟁이 넝쿨
듬성듬성 해진 자리 찾아 꽈배기 허리를 비틀어 앉는다 진초록 새 잎사귀 틔워 덮어주고 땀일까 눈물일까 틀어진 뼈마디 기둥으로 다 잡고 태양의 입김 속에 숨을 고른다 가리어도 가리어도 누런 멍 자국은 지워지질 않아 벌거벗은 밑둥어리 들어내 놓고도 차마 울지 못하였다 몇 년이 지났을까 밤마다 몸속에 돋아나는 별빛이다 겹겹이 칭칭 엮여서 좋아라 혼자가 아니어서 좋아라 잔잔한 바람 담을 타고 마실 오면 잎사귀들의 웃음소리 까르르 까르르 자지러진다 오늘 밤 별을 딴다. 임의숙 / 시인·뉴저지글마당 담쟁이 넝쿨 담쟁이 넝쿨 뼈마디 기둥 꽈배기 허리